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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June 27, 2020

김종인 한 달, 빵 먹는 자유부터 백종원까지 - 투데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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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선점은 성공, 내부 장악력은 ‘글쎄’
기본소득에 차기 대권 리더십까지
당내 반발 세력 잠재우는 능력 필요
휘발성 이슈 외 구체적 성과 요구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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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신문 홍상현 기자】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27일로 한 달이 됐. 지난달 27일 비상대책위원장 임기를 내년 4월로 연장하는 당헌 개정안을 의결하면서 김종인 비대위 체제가 출범했다. 김종인 비대위 체제는 수많은 이슈를 낳으면서 이슈 선점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내부 장악에 대해서는 의문표를 찍는 사람들이 많다. 더욱이 최근에는 ‘백종원씨’를 차기 대권 주자로 거론하면서 뜨거운 감자로 만들었다. 그만큼 미래통합당을 바꾸려고 하고 있지만 현실은 쉽지 않다.

‘여의도 차르’ 별명을 갖고 있는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우여곡절 끝에 5월 27일 비대위원장 자리를 거머쥘 수 있었다. 이날 비대위원장 임기를 내년 4월로 연장하는 당헌 개정안을 의결했기 때문이다. 4월 상임전국위원회를 열어 비대위원장 임기를 연장하는 당헌을 개정하려고 했지만 정족수 미달로 실패로 끝났다. 이후 오랜 칩거를 했으며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새로 선출되면서 또 다시 임기 연장 당헌을 개정하는 상임전국위원회를 5월 27일 열었고, 이날 결국 의결했다. 이로써 김종인 비대위 체제가 출범했다. 그리고 한 달이라는 기간이 흘렀다.

한 달이라는 기간 동안 수많은 이슈를 남겼다는 점에서 김종인 비대위 체제를 평가할 수 있다. 우선 ‘빵 먹는 자유’라는 말을 통해 기본소득 도입을 강력히 주장했다. 보수가 ‘빵을 생산하는 자유’와 ‘판매할 자유’를 이야기했다면 김종인 비대위원자은 ‘빵 먹을 자유’를 이야기했다. 보수에서 소득의 양극화를 이야기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것은 ‘신자유주의’를 버리고 ‘분배’에 신경을 쓰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보수 정당의 경제정책 패러다임의 변화를 의미한다. 이에 당 안팎에서도 상당히 많이 시끄러워졌다. 기존 신자유주의 의식을 갖고 있는 보수 인사들로 하여금 반발을 일으키게 했던 이슈이다. 하지만 이제 보수에서 기본소득은 당연한 이슈가 됐다. 오히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기본소득 찬반 여론이 뜨거워지면서 경제 정책에 대한 이슈 선점을 확실히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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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적 행보

그만큼 파격적인 행보였다. 그동안 미래통합당은 ‘무능정당’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아무런 정책도 내놓지 못하고 무조건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그런 정당이라는 이야기다. 그런데 김 위원장이 ‘기본소득’을 꺼내들면서 오히려 여권 잠룡들마저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김종인 비대위 체제는 일단 성공적인 출발을 보였다. 경제정책 패러다임을 바꾼다는 것은 미래통합당의 정책적 변화를 의미한다. 실제로 내부에서는 그동안 서민들과 소통을 하지 못하는 꼰대 정당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청년 비대위원들 중심으로 미래통합당은 ‘시아버지’라는 평가가 나왔다. 며느리 입장에서 너무 어려워서 대화도 못 붙이는 그런 꼰대 정당이라는 이야기다. 그동안 서민의 마음을 제대로 공감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오로지 원리·원칙만 내세우다보니 서민들의 마음은 제대로 다독거리지 못했다는 비판이다. 이는 김종인 비대위 체제가 출범했기 때문에 가능하다. 그동안 수많은 비대위가 출범했지만 내부적으로 자아성찰을 한 경우가 흔하지 않았다. 그런 점에서 김종인 비대위 체제가 미래통합당으로 하여금 대중과 소통하게 하는 그런 정당으로 거듭나게 만들고 있다.

차기 리더십은

또 다른 변화는 차기 리더십에 대한 고민에 들어갔다는 점이다. 김 위원장은 비례대표 의원들과의 오찬회동에서 차기 대권 주자를 이야기하면서 ‘백종원 같은 사람’이라고 했다. 차기 대권 주자를 백종원씨로 콕 짚어 이야기를 했다기 보다는 백조원씨와 같은 대중적 인지도를 갖는 동시에 서민들과 소통할 수 있으며, 경제정책으로는 골목상권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갖는 등의 모습을 갖춘 그런 대권 주자가 나타나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백종원씨’를 끌어들인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미래통합당 내부에서는 김 위원장이 백종원씨를 콕 짚어 이야기를 했다기 보다는 차기 대권 주자 ‘이상형’을 이야기했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백종원씨를 언급함으로써 미래통합당 내에 차기 대권 주자 논의를 활발하게 만들었다는 평가가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낙연 전 총리를 비롯한 여러 대권 후보군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어느 후보를 선택해야 할 것인지 모르겠다는 즐거운 비명까지 나오고 있지만 미래통합당은 뚜렷한 후보군이 없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원희룡 제주지사, 외곽에는 홍준표 전 대표 등이 있지만 이들의 지지율은 낮기 때문에 미래통합당 내에 차기 대권 주자에 대한 논의가 그동안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그런데 김 위원장이 백종원씨 이야기를 꺼내들면서 본격적인 대권 경쟁 논의에 들어갔다. 실제로 차기 대권 주자로 불리는 사람들이 자기 목소리를 점차 내기 시작했다. 또한 당 내부에서도 차기 대권 주자를 지금부터 찾아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는 등 차기 대권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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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와 김종인 비대위원장ⓒ뉴시스

킹메이커?

여기에 김 위원장이 ‘킹메이커’에 이어 ‘킹’이 될 수도 있다는 정치적 해석이 나오면서 더불어민주당과 차기 대권 구도를 견줄 수 있는 그런 상황이 됐다. 그동안 언론기사에서 차기 대권하면 더불어민주당 이야기가 가장 많이 나왔지만 이제는 미래통합당도 만만치 않게 많이 보도되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김 위원장의 백종원 대통령론은 그야말로 성공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문제점은 아직도 당을 제대로 장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장제원 의원 등 내부 인사들의 반발이 거세고, 외부인사로는 홍준표 전 대표 등이 계속해서 김 위원장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게다가 휘발성이 강한 주제들로 인해 대중의 관심을 끄는 것은 성공했지만 구체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점이 약점이다. 만약 미래통합당을 새롭게 변화시킬 구체적인 성과를 내놓지 못한다면 당내 반발은 물론 당외 반발까지 부딪히면서 좌초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당 장악력이 아직 완벽하지 않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이 지금 각종 이슈를 통해 국민적 관심을 갖게 만들면서 당내외 반발이 약했지만 국민적 관심을 제대로 받게 하는 구체적인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그에 따른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무소속 의원들의 복당 문제 역시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다. 몸집을 불리기 위해서는 홍준표 전 대표 등 무소속 의원의 복당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하지만 김 위원장을 계속 비판해온 홍 전 대표의 복당을 과연 김 위원장이 허용할 것인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아울러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통합론 역시 숙제 중 하나다. 안 대표는 미래통합당과 정책적 연대 등은 고려하고 있지만 미래통합당과의 통합 문제에 대해서는 한발 빼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미래통합당이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서는 국민의당과의 통합 문제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국민의당과의 통합 문제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해법을 내놓지 못한다면 김 위원장의 남은 임기는 험난할 것으로 예측된다.

김 위원장의 한 달은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그만큼 이슈를 선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이슈가 얼마나 오래 유지되면서 미래통합당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는 김 위원장의 태도에 달렸다. 김 위원장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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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28, 2020 at 11:59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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