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도 낮 영업·밤 포장만 허용
“코로나 바이러스도 밤낮 가리나”
“들쭉날쭉 지침, 탁상행정” 원성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작된 30일 정부의 들쑥날쑥한 지침에 시장은 큰 혼란을 겪었다.
같은 카페인데도 스타벅스는 포장판매만 가능하고,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는 ‘카페형’ 매장으로 운영되지만 규정에 적용받지 않는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스타벅스는 휴게시설로 허가를 받았고, 뚜레쥬르는 ‘제과점’으로 등록돼 일반음식점 기준이 적용된 것이다. 하지만 매장에서 커피와 빵 등을 판매하는 영업방식은 유사하다.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와 소규모 카페를 구분한 것도 논란거리다. 스타벅스·커피빈 같은 프랜차이즈는 테이크아웃만 가능하고, 개인이 운영하는 소규모 카페는 앉아서 커피와 빵을 즐길 수 있다. 커피업계 관계자는 “똑같이 커피와 빵을 팔아도 프랜차이즈는 손님을 받을 수 없고, 소규모 카페는 영업을 할 수 있다”며 “말도 안 되는 기준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수원시 영통구의 한 스타벅스 매장은 매우 한산한 가운데 인근 A카페는 고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A카페에서 담소를 나누는 고객들은 매장에서 구매한 음식을 먹기 위해 대부분 마스크를 벗은 상태였다. 대학생 김모(24)씨는 “똑같이 커피와 빵을 먹는데 어디는 되고 어디는 안 된다는 게 웃긴다”며 “코로나가 프랜차이즈 카페에선 위험하고 개인 카페는 청정지역이냐”고 코웃음을 쳤다.
음식점도 낮에는 매장 영업을 허용하고, 밤에는 ‘포장’만 허용하는 지침도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서울 강남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임모(46)씨는 “코로나는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감염될 수 있다”며 “다 똑같이 스톱시켜서 국민건강을 지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부가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실시한 것은 거리두기 실천을 통해 사람 간 감염을 최대한 막아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장과 동떨어진 ‘탁상지침’은 방역지침에 허점을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사실상 3단계에 준하는 강력한 방역 지침을 내놓았으나 실제 효과는 의문시된다”고 말했다.
이날 한층 강화된 방역조치에 따라 백화점,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눈에 띄게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코로나 공포’에 휩싸인 사람들이 외출을 자제했기 때문이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백화점은 방문고객 매출이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한다”며 “지금도 고객들이 없는데, (거리두기가) 3단계로 진입하면 매출은 포기해야 한다”고 걱정했다.
한편 코로나19 확산세에도 온라인쇼핑 매출은 꾸준히 오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이날 발표한 ‘7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주요 유통업체 매출은 지난해 7월 대비 4.4% 증가했다. 오프라인 매출이 2.1 감소했지만 온라인 매출이 13.4 증가하며 전체 증가세를 견인했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이우중 기자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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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31, 2020 at 04: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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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이 빵·커피 파는데… 카페 안 되고 빵집은 되나” -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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