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완 신간 만화 ‘빵선비와 팥쇠’

도입부가 유쾌하다. 주인공은 1730년 조선 후기 한양에 살던 식탐꾼 선비다. 사신으로 청나라에 다녀온 형이 가져다준 빵을 처음 맛본 뒤 앉으나 서나 누우나 ‘빵을 더 먹고 싶다’는 생각만 하다가 꿈속에서 만난 빵신령의 인도로 “마음껏 빵을 먹을 수 있는” 2020년 서울로 타임슬립한다. 선비는 “세상의 모든 빵을 맛본 후에야 조선시대로 돌아올 수 있다”는 조건에 기뻐하며 몸종 팥쇠와 함께 빵 기행을 떠난다.
아재 코드를 가진 독자에게는 충분히 재미있는 유머와 더불어 빵의 종류별 기원에 대한 이야기를 엮었다. 1636년 초승달 문양 깃발을 내세우고 쳐들어온 오스만제국 군을 막아낸 뒤 오스트리아 제빵사가 만든 초승달 모양의 빵 크루아상, 크림과 딸기잼을 바르는 순서에 따라 데번식과 콘월식으로 구분되는 영국 빵 스콘 등에 대한 이야기를 버무렸다.백미는 지극히 사실적인 사진을 곁들인 종류별 유명 빵집 탐방 리뷰다. 저자는 “개인적 의견이며 평가할 의도가 없다”고 밝혔다. 예쁘고 먹음직해 보이도록 할 의도를 말끔히 치운 사진과 글이 현장감 넘치는 유용한 도움말을 전해준다. 일단 먼저 급하게 한입 크게 베어 문 뒤 촬영한 듯 보이는 사진이 적잖다. 다 읽고 나니 포근한 수플레와 달콤한 메이플 시럽 향이 입가에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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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택균 기자 so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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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17, 2020 at 01: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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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빵선비’와 떠나는 2020년 서울 빵집 순례기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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