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씨는 3년 전만 해도 키 161㎝에 체중 67.6㎏, 체질량지수(BMI)가 26.1인 비만이었다. 작심하고 다이어트를 해본 적은 없었다. 그러다 2017년 가을 서울대 의대 해부학교실 연구팀이 진행하는 디지털 다이어트 프로젝트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체형이 완전히 바뀌었다.
통상 비만은 약물·수술·식이·운동 등으로 치료하지만 연구팀은 비만이 심리적 문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에 착안해 치료법을 달리했다.
건강관리 애플리케이션(앱)인 눔(Noom)과 체지방을 측정하는 가정용 인바디 등을 활용해 매일 식단과 활동량을 기록하고, 그날그날의 감정이 어떤지 점수로 매기게 했다.
비만 치료에 동기·자존감·우울·불안 같은 심리적 문제가 큰 영향을 준다는 점에 주목한 뒤 생활습관을 교정하는 식으로 치료를 시도한 것이다. 이 연구결과는 지난달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메디컬 인터널 리서치 모바일 헬스 앤드 유비쿼터스 헬스’에 실렸다.
손씨는 이렇게 8주간 전문가 도움을 받아 심리 치료를 병행하면서 식단을 바꾼 결과 체중이 11㎏ 넘게 빠졌다. 이후에도 배운 대로 습관을 유지했더니 반 년간 총 18.4㎏을 감량할 수 있었다. BMI는 19로 내려갔고, 체지방률은 39.8%에서 20.5%까지 떨어졌다.
김미림 연구원은 “단순히 체중만 줄어든 게 아니라 근육량을 비슷하게 유지하면서 체지방률을 대폭 줄였다. 단식만으로 다이어트를 했다면 절대 이런 결과가 나올 수 없다”고 말했다.
3년이 지난 지금도 손씨는 몸무게 52㎏으로 BMI 정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논문으로도 입증된 이른바 ‘디지털 다이어트’로 약없이 66사이즈에서 44사이즈로 변신한 뒤 요요현상 없이 체중을 유지하고 있는 손씨를 인터뷰했다.
Q : 어떻게 연구에 참여하게 됐나.
Q : 평소 어떤 다이어트를 해봤나.
Q : 연구 참여 이후 어떻게 달라졌나.
Q : 구체적으로 어떻게 한 건가.
김미림 연구원은 “단팥빵은 같은 빵이지만 단백질 함량이 초코빵보다 높다”며 “비슷한 단맛이지만 영양적으로 건강한 쪽을 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피험자의 식단이 갑자기 안 좋게 바뀌면 왜 그랬냐고 따지기보다 같이 얘기하면서 이유를 찾았다. 잘한 부분을 격려하려 했다”고 말했다.
Q : 기대 안한 것 치고 감량폭이 크다.
Q : 다이어트하려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김미림 연구원은 이런 방식의 디지털 치료와 관련해 “통상 비만 치료에선 생체학적인 지표 변화에 중점을 두는데 궁극적인 행동변화를 이끌어내려면 심리적 차원의 접근이 중요하단 점을 입증한 것”이라며 “체중 감량 동기가 높고 우울감이 낮을수록 치료 성공률은 100%에 달했다.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실시간 소통이 가능했던 것도 단기간 내에 효과를 도출해낼 수 있었던 이유”라고 말했다.
또 “보건소 등에서 프로토콜을 익힌 전문 인력을 고용해 치료 모델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디지털 치료제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환자의 정신건강 상태를 스크리닝하고 적합한 치료적 요소를 선별한 뒤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June 13, 2020 at 03:01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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